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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Acer Swift 5 14 (55T) 개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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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바꿨다. 와이프는 아직 모른다.

 

최대한 궁해보이지 않게 찍어보았다.

 

우리는 이미 made in china라는 우주 속에 살고 있지만, 의외로 생각했던 것처럼 전자기기 분야를 쉽사리 빼앗기지 않고 있다. 기술유출 행태를 보면 그리 먼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샤오미 노트북을 샀노라 하면 '아니 대체 왜?' 라는 소릴 듣는 시대인 건 맞다.

 

에이서(Acer) 노트북은 처음인데, 사실 난 에이서가 중국 브랜드인 줄 알고 그동안 선상에 올리지 않았었다. 노트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다나와 필터질을 하다보니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딱 이 시리즈 하나더라. 알아보니 다행히 대만. 타이완 남바완!

 

꼭 저리 로고를 박아놔야만 속이 후련했냐

 

노트북이 필요하지만 단순히 '갖고싶다',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수준에서 제품을 고르게 된다. 대부분이 그렇고, 나도 그랬었다. 본인이 과연 어떤 환경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하게 될지를 세심하게 시뮬레이션 한다면 선택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아니되오.

 

성능이 쩔었으면 좋겠어! > Asus Tuf Gaming FX506 > 무거워서 안되겠어... (2.3kg)

작고 가벼우면 좋겠어, 예쁘면 더 좋아! > HP envy x360 13 > 화면이 너무 작아서 불편하네... (13인치)

성능 좋고 나름 가볍고 예쁜거 없나? > Samsung Galaxybook Flex 2 15 > 오버스펙 아니냐... (???)

그냥 쌈마이로 대충 적당히 쓰자 > Samsung Galaxybook 750XDZ > 키보드 불도 안들어오고...

 

최근 2년간 나의 기록이다. 그냥 단순히 스쳐갔던 선택지들이었다면 상관없으련만, 실제로 다 구매를 했고 방출한 제품들이다. (아... 아앗...)

 

별나사를 박아놨다는 건, 뒤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거다. (뭐라구요!?)

 

가벼울 것, 키보드 백라이트 같은 최소한의 편의기능은 있을 것, 현 세대 AP일 것.

삽질끝에 배운 결론은 심플했기에, 정말 중요한 조건을 기준으로 계급장 다 떼고 찾아보니  바로 요 스위프트5가 남더라. 스위프트 라인업 중 라이젠 5000시리즈가 들어간 것도 있었지만 인텔 모델에만 터치스크린이 들어가 있어서 인텔 모델로 선택했다. 만듦새 측면에서 Asus Expertbook B9도 막판까지 고민했지만, 가격대가 제법 높고 터치스크린이 들어가있지 않아서 탈락.

 

힌지는 130도까지만. 하판을 들어올리는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다.

 

사실 360도 플립 디스플레이가 아닌데 터치스크린이 들어가있다는건 살짝 변종 느낌이긴 하지. 나도 2-in-1을 좋아해서 제법 여러 종류의 플립형 노트북들을 사용해봤지만, 아예 서피스처럼 키보드 분리에 1kg 언더가 아닌 이상은 또 그렇게 활용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더라. 태블릿과 노트북을 하나로 쓰려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해봤는데, 아직까지는 그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줄 제품은 시중에 없다. 다만 터치스크린은 또 없으면 불편하니 스위프트에 눈길이 간 것 아닌가 싶다.

 

액정하단의 양쪽 스티커와는 다르게, 액정 좌상단 고릴라 어쩌구는 액정안에 박혀있다 ㄷㄷ

 

터치기능과 함께 글래스패널이 딸려와 빛 반사가 있는 편. 하지만 개인적으로 개의치 않는, 아니 오히려 선호하는 부분이고 (있어 보여서) 화면 밝기도 350nit(해외 리뷰 측정치는 370nit 수준이라고 함)로 충분한 수준이라 만족스럽다. sRGB는 해외리뷰 측정치 97% 수준으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디스플레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키보드 백라이트 없는 모델은 너무 불편했다.

 

자판은 어느정도 스트로크가 있어서 누르는 맛이 있고, 반대로 삼성이나 기타 요즘 제품보다는 힘이 좀 더 들어간다고 보면 정확하다. 백라이트는 온/오프만 있고 휘황찬란하지도 않지만 본연의 기능은 충분히 해준다. 재밌는 기능이 있는데, Fn+F12를 누르면 Number Lock 기능이 활성화되어 키보드 UIOJKLM 부분을 숫자패드처럼 쓸 수 있다. 아주 실용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드물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숫자패드로 쓸 수 있는 키들은 조명을 다르게 넣을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든지... 했으면 단가가 올라갔겠구나. 방향키 하단에 작은 지문인식 버튼이 있는데, 영역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인식률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불만스럽지도 만족스럽지도 않은 좌측 포트

 

HDMI를 네이티브 포트로 쓸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인데, c타입 usb는 하나정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요즘은 PD충전도 많이 하기 때문에, 저 포트를 충전용도로 써버리면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후달릴 가능성 농후. 저 하나뿐인 c타입 포트는 PD, DP출력, 썬더볼트4를 모두 지원한다.

 

메모리카드 리더는 잘 쓰지도 않으면서 또 없으면 아쉽고 그렇더라.

 

우측면엔 A타입 usb 3.1, 이어폰잭, 그리고 켄싱턴락 홀이 있다. c타입 포트 하나가 못내 아쉽다.

 

기본으로 dts 음악모드가 설정되어 있으니 굳이 바꿀 것은 없다.

 

스피커는 바닥 양측면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으며, 볼륨은 살짝 적은편이다. 소리도 특별할 것 없는 딱 노트북 스피커 수준이니 가급적이면 이어폰을 사용하자.

 

어두운데서 보아야 이쁘다. 너도 그렇다.

 

그 외 보이지 않는 스펙들은 크게 나무랄 곳이 없다. i5-1135g7 (iris Xe), 16g ram, 512g nvme 등, 급나누기 없이 단일 스펙으로 판매한다. 성능 잘 나오고 발열도 무게와 두께를 감아하면 잘 잡아낸다고 할 수 있으나, 전원모드(고성능, 표준, 저소음) 설정에 따른 편차가 크지 않다. 이 말인즉슨, 고성능 모드로 해도 성능 올라가는 폭이 높지 않고, 저소음 모드로 해도 팬이 드라마틱하게 조용해지지는 않는다는 거다. 펌웨어로 수정 가능한 부분인데 에이서에서 어떻게 대응을 해줄지는 모르겠고, 신경이 쓰이는 사람은 아마 제어판에서 전원옵션을 만져야 할 듯하다.

 

Swift 5도 훌륭한 제품이지만 요즘은 워낙에 저렴하면서도 쓸만한 제품이 많이 쏟아진다.

 

free-dos 제품이고 윈도우는 직접 설치해야 한다. 윈도우는 수십 수백번을 깔아봤으니 자신있었는데, 이번에는 살짝 당황했던 게 efi boot는 처음이라... dos도 리눅스도 아닌 화면이 나와서 잠깐 멍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구글링하면 도움되는 자료들이 있으니 찾아보기를 바란다. 간단히 정리해두자면 처음에 부팅하자마자 F2 or Delete 키를 연타하여 바이오스에 진입하여 F12 Boot Menu 항목을 enable로 설정하고, 재부팅시 F12를 눌러 윈도우 설치 usb로 부팅하면 된다. 여기까지가 설치 usb를 돌리는 방법이고, 윈도우 설치시에 설치할 디스크 목록이 아예 안뜨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intel storage 관련 드라이버를 미리 설치 usb에 복사해두고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잡아주면 디스크가 표시된다. 이후의 설치과정은 문제없이 기존과 동일하다. 인텔에 관련 docs가 있으니 적어둔다. https://www.intel.co.kr/content/www/kr/ko/support/articles/000058724/memory-and-storage.html

 

새 Windows* OS 설치 시 드라이브를 감지할 수 없습니다

드라이버가 관리하는 드라이브가 있는 시스템에 새로운 Windows® 10 운영 체제를 설치하는 인텔® VMD

www.intel.co.kr

 

마그네슘이라고는 하는데, 얇아서 플라스틱 느낌이 제법 나는게 흠.

 

1kg 초반도 아니고 딱 1kg의 무게에, 14인치 터치스크린에 램과 저장공간도 16g, 512g로 빵빵하게 넣어주면서 가격도 100만원 언더인 제품이 많지는 않을 거다. 엄밀히 말하면 정식 가격은 100만원을 넘지만, 쿠팡에서 단순반품으로 저렴하게 파는 것을 발견해 냉큼 가져왔다. 쿠팡이 반품이 쉬워서 어떤 물건이든 '중고-최상' 이라고 써진 옵션들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잘 봐두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걸 참고하자.

색상이 살짝 촌스러운 것만 참으면, '이 노트북 어디거야? 아세르...?' 라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있다면 Swift5 14는 당신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받는 입장이 되기를 희망하며 피같은 내 돈 주고 구입한 물건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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