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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통영에서 거제까지, 1박 2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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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모험 VS 여행은 힐링

나는 기본적으로 후자이기에, 여행은 쉬엄쉬엄 또는 가지 않는 쪽.. 으로 정한다.

 

그리보면 통영은 약간 무리수였다.

작은 도시에 아기자기한 볼 거리가 많다고 하니, 내내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일정이 나오더라.

 

물론 거리도 어마무시.

 

 

고속버스 기준으로는 4시간 10분,

기차를 탄다면 시간은 단축되는데, 통영으로 한 번에 가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불편이 있을 수 있다.

 

자동차로 이동을 했고, 양재에서 통영 이순신 공원까지, 휴게소 3번 들러 총 5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순신 공원 초입

 

워낙 전국 곳곳을 돌며 자라온 터라 지방에 대한 감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처음 가보는 곳'이란 누구에게나 설렘이다.

이순신공원 산책로

 

 

이순신 공원은 해안을 따라 조성되어 있으며,

계단을 따라 아래쪽의 해안가, 또는 언덕에 조성된 공원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순신공원 해안가 

 

 

계단을 따라 해안가로 내려오면 바다 근처까지 이동할 수 있다.

모래가 아니라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나, 전반적으로 편평하여 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기에도 적합하다.

실제 가족족단위로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가볍게 바닷바람을 쐬고 통영 케이블카를 타기위해 이동하였다.



 

미륵산에서 본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승강장은 남산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다.

대기시간은 주말/공휴일 기준 1시간~ 1시간 20분 가량이고, 평일에는 이보다 짧다고 한다.

다만 대기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것이,

티켓발급시 대기번호를 생성하고, 이후 100여 명 단위로 입장 가능 번호를 전광판과 방송으로 안내한다.

입장 순서가 되기까지 시간 활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나 간식을 대기시간 동안 해결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시간은 편도기준 10여 분, 비용은 성인 1인당 왕복 1만원.

 

 

조각공원에서 본 통영 야경

 

 

(자칭? 타칭?)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은, ㄷ자의 해안을 따라 항구와 마을이 들어선 구조다.

전반적인 느낌을 얘기하자면 도시 규모에 비해 자동차가 많아 매우 번잡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관광물가가 비싸다는 생각. (음식/숙박)

그리고 음식이 유명한 것들 위주로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 (꿀빵/회)

해서, 먹거리를 찾아 방문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동행인은 꿀빵에 간이라도 내어줄 기세.

 


 

통영 해저터널

 

 

대신 주요 관광지 간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가깝게, 가볍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영 해저터널은 일정에는 없었으나 정말 우연찮게 지나가다 발견한 곳.

해저터널이라고 해서 아쿠아리움을 기대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육안으로 보기엔 지하차도와 진배없다..

첫 준공 시기가 1932년이라 한다!!

 

다음날 동피랑마을과 소매물도 입도를 위해 일찍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7시 반 즈음 날아든 문자 ㅋㅋㅋ

하늘은 너무나 파랗고 좋았는데, 저 멀리 19호 태풍 봉퐁(VONGFONG)이 북상하고 있어 풍랑주의보에 배가 뜨지 못한다고.

이건 아닐거야 싶어 뉴스를 검색했는데도 같은 이야기.

 

OMG.

 

2일차 일정 중 7할이 날아가버린 우리는 플랜B를 급히 만들어야 했고,

예정에 없던 거제도를 방문하기로 했다.

뒤에 얘기하겠지만 이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고맙다 봉퐁.

 

통영에서 거제까지는 1시간 가량 소요된다.

거제 해안도로에 이르면 통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해안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저차가 크고, 높은 경사에 길이 구불구불하여 자동차 입장에서는 버거울 수 있으나

그 기막한 자연경관을 보며 운전하는 동안 피곤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천혜의 자연경관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바람의 언덕 전경

 

 

왜 이름이 바람의 언덕인지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바람이 정말.. 많이 분다. 태풍 때문에 그 날 따라 유난했는지도.

올해 열 달 동안 맞았던 바람보다 이날 한 시간동안 맞았던 바람이 더 많다고 해도, 체감상 절대 오버는 아니다.

 

바람은 둘째 치고, 일단 아름답다.

물론 사람의 손이 닿았지만 절대 과하지 않고, 자연 그 자체가 주는 느낌이 매우 웅장하다.

국내에만 해도 수 백, 수 천 곳의 관광명소가 있을 것이고

내가 가 본 곳이 그중 1할이라도 될까 자신은 없지만, 이 곳은 정말 추천하고 싶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거제 바다


 

학동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

 

시간이 조금 남아 가까운 해수욕장에 들렀다.

바람의 언덕에서 차로 10분 거리.

 

몽돌

: ​[같은 말] 모오리돌 (모가 나지 않고 둥근 돌)

 

바위, 바람, 파도가 만든 몽돌 해변.

물이 들어왔다 나갈 때, 돌들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제법 낭만을.

지금은 물이 차서 들어가기 힘들었지만,

여름이 끝날 즈음에 에어매트 깔고 바닷바람 맞으며 치맥 달리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

거제시민이 부럽도다.

 

몽돌 해변

 

 

우여곡절이라고 할만한 사건, 사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이 들 수록 집돌이 본능이 강해지는 나에게는 이번 여행이 준 의미가 적지 않다.

 

새로운 느낌, 경험은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고.

힘을 들여 움직여야 하고, 그 과정이 모두 순탄치는 않겠지만

그에 대한 결과는 분명히 얻을 수 있고, 또한 나쁘지 않을 거라고.

 

모든 면에서 조금 더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 생활, 인간관계.

때로는 피곤하고 귀찮더라도, 분명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m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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